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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TEL&RESTAURANT_2013년03월호
  SIS     2013.02.28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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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혁의 커피월드_Philippines

동남아시아 원조 커피 대국 필리핀
세계 4위의 커피생산국에서 22위까지 하락_


학생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으로 어학연수를 할 수 있는 곳, 그리고 여행자들에겐 세부와 마닐라 보라카이 등의 뛰어난 여행지가 있는 곳으로 유명한 필리핀은 남동쪽의 서태평양에 있는 섬나라로 7,100여 개의 크고 작은 섬들로 이루어져 있다. 스페인, 미국의 식민지였다가 독립한 영향으로 가톨릭교의 비율이 높은 이 나라의 커피의 재배 역시 스페인 식민지 시절이던 1740년경에 시작되었다. 프란시스코회의 스페인 수도사 한 사람이 바탕가스(Batangas)주의 리파(Lipa)에 처음으로 커피나무를 소개함으로써 필리핀 커피의 역사가 시작된다.

1880년까지 필리핀은 많은 커피를 수출 하였는데 당시 바탕가스에서 생산된 필리핀 바라코(Barako, 바탕가스산 리베리카)종은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 생산된 커피보다 6배나 비싸게 수출이 됨으로써 필리핀에서 생산되던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농산물 중 하나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필리핀 커피의 영광스런 역사도 기울기 시작한다. 1889년 세계를 휩쓴 커피녹병(Coffee rust)이 필리핀을 덮치면서 커피농장들이 초토화되고 필리핀의 커피생산은 6분의 1로 떨어졌다. 살아남은 커피나무들은 재배하기에 기후가 더 알맞은 카비테(Cavite) 주로 대거 옮겨심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세계 4위의 커피생산국의 명성도 점점 떨어져 2012년 통계기준으로 필리핀은 연간 커피생산이 10만 톤 정도로 세계 22위의 커피생산국이 되었다.

필리핀의 커피 중 가장 유명한 커피는 바로 바탕가스 커피이다. 이 바탕가스 커피의 특이한 점은 전 세계에서 생산량이 1% 내외인 리베리카 종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이와 같이 필리핀에서는 다양한 커피 종이 생산되는 데 그 종류는 다음과 같다.

① 아라비카(Arabica) : 세계적으로 가장 선호되는 커피종으로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70%를 차지하지만 필리핀 커피 중에서는 아라비카가 차지하는 비율은 채 10%가 되지 않는다. 필리핀에서 최근에 심어지는 커피나무들은 거의 다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아라비카 종이지만 아직 생산량은 전체 생산량 중에 미미한 편이라고 할 수 있다.

② 로부스타(Robusta) : 동남아에서 가장 흔한 커피종이 바로 로부스타이다. 아라비카보다 재배하긴 쉽지만 향과 맛은 떨어지며 카페인은 더 많아 스틱커피의 주 재료로 사용된다. 피리핀에서 가장 흔히 보는 커피종이 바로 이 로부스타이다. 필리핀 민다나오에서 다국적 기업들에 의해 대량으로 재배되고 있다.

③ 리베리카(Riberica) : 필리핀에서도 바탕가스 지역에 가장 널리 재배되는 커피 종류이다. 주로 해발 600~1200M에서 자란다. 아라비카 종에 비해 낮은 고도에서 자라기에 재배에 용이하고 생산량도 많다. 하지만 리베리카종은 신맛과 쓴맛이 강하고 부드럽지 못한 편이어서 전 세계에서 생산량이 1% 내외인 환영받지 못하는 종류이다. 하지만 강한 맛을 좋아하는 소수 매니아들은 열광하는 종의 커피이기도 하며 필리핀 커피의 대명사인 바탕가스 커피의 주 종이 바로 리베리카이다.

④ 엑셀사(Excelsa) : 전 세계적으로 매우 희귀종이라고 할 수 있는 종으로 이름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도 부지기수이지만 필리핀에는 꽤 널리 재배되고 있다. 커피녹병에는 약한 저항성을 가지며 꽃과 열매가 성숙되는 기간이 길며 로부스타 보다 품질이 낮고 열매가 작아 시장성이 낮은 편이다. 일반적인 커피나무는 상당한 고도의 지역에서 생산이 되지만 이 엑셀사는 평지에서도 재배가 가능한 종류이다.(해발 0~600M이하)

 

위와 같이 현재 필리핀의 주요 커피생산은 로부스타이며 대부분 인스턴트커피로 소비된다. 그 다음이 리베리카와 엑셀사로 세계인의 입맛에 맞지 않는 종이어서 홀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필리핀의 커피를 유명하게 만든 것이 있는 데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로 유명한 사향고양이 커피 코피루왁(Kopiluwak)과 같은 제조방법으로 만들어진 커피 알라미드(Coffee Alamid)이다. 사향고양이는 영어로는 시벳(Civet)이라고 하며 인도네시아 말로는 루왁(Luwak), 필리핀 말로는 알라미드(Alamid)로 불려 시벳커피, 코피루왁, 알라미드 커피로 분류되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코피루왁과 필리핀 알라미드 커피의 차별되는 점은 코피루왁은 100% 아라비카로만 만들어지지만 필리핀은 위와 같이 다양한 커피 종이 나기 때문에 아라비카, 로부스타, 리베리카, 엑셀사 네 종류의 알라미드 원두가 생산되며 그것을 블렌딩해서 독특한 맛을 가진 사향고양이 커피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필리핀의 커피 문화는 우리나라와 비슷한 점이 많다. 대다수의 필리핀 사람들은 그 옛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처럼 그들이 생각하는 커피는 맛과 향, 분위기를 즐긴다라기 보단 그냥 커피이기에 마시는 것이다. 하지만 스타벅스가 들어오고 많은 외국인들이 방문함에 따라 맛과 향을 즐기는 커피 문화로 변화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커피 문화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스타벅스를 국내 자체브랜드가 뛰어넘은 것처럼 필리핀 또한 필리핀 로컬 브랜드 보스커피(Bo's coffee)와 피가로(Figaro)가 스타벅스와 커피빈(Coffee Bean&Tea Leaf)과 경쟁하고 있다.

피가로는 필리핀 최초의 커피 전문점이자 최초의 로컬 브랜드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다. 1993년 여행을 좋아하고 커피에 관심이 많던 친구 7명이 모여서 유럽의 커피문화를 소개하자는 취지로 작은 스탠드에서 시작하여 현재 약 60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보스커피는 가장 빠르게 성장한 커피 프랜차이즈로 1996년 세부의 아얄라 센터에 첫 커피전문점을 연 후 현재 약 58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90%이상 필리핀 원두를 사용하며 로스팅 후 7일 이내에 소진함으로써 신선한 원두만을 사용하는 것을 고집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좋은 빈을 생산하기 위해 커피회사에서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며 커피 연합을 만드는 등 머지않아 우리나라와 같은 커피문화를 가지는 날, 그리고 세계 4위의 커피 생산국의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